[글] 비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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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검 젊은 무사도 명심해야 할 일이 있고, 검술에는 비검이라 칭하는 것이 있다. 필승불패라 함은 난 상대의 칼을 받지 않고 내 칼만이 상대에게 닿도록 몸을 비틀어 7전8도하는 술리. 참으로 언어도단이 아닌가. 나만이 살고자 하여 상대의 눈을 속이려 한다면 도적배들과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진정한 무사의 검법은 오직 하나. 검을 들고 상대가 닿는 곳까지 접근하여 휘두르는 것이다. 여기엔 잔꾀도 기술도 필요 없다. 내 칼이 닿는 거리이니 상대의 칼도 내게 닿을 터. 중요한 건 상대에게 다가가 검을 내리칠 뿐이다. 진정한 검사는 승부를 생각지 않고 오직 죽을 각오로 검을 휘두를 뿐이다. 이리해서 꿈은 깰 것이니. =============== 시구루이 6권 마지막에 쓰여진 글이다. 누가 쓴 글인지는 모르겠다. 글전체에 걸쳐서 정정당당함을 피력하고 있다. 그것이 무사도에 걸맞다며 정정당당함의 당위성을 내세운다. 하지만 나는 도덕적 당위가 아닌 전략적 측면에서 읽었다. 비검을 날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잔꾀도 없고 기술도 없는 사람들, 이러한 사람들을 아둔한 사람이라 부른다. 아둔한 자에게 필사의 각오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할 줄 아는 것이 적에게 다가가 휘두르는 것이 전부라면 적어도 그것 하나는 필사의 각오로 휘둘러야 하는 것이다. 돈도 없고 백도 없고 재능도 없다면. 오로지 정면승부만을 봐야한다면 두가지 선택만이 있다. 체념하고 대충할 것이냐, 필사의 각오로 임할 것이냐. 체념하고 대충하는 것은 반드시 죽는 길이요, 필사의 각오로 임하는 것은 살아날지도 모르는 길이다. 이전 '광기에 대해'에서 말한 바와 같이 패배가 분명한 싸움을 승패가 불분명한 지경까지 밀어붙이게 만들 수 있는 길이다. 이러한 아둔한 자의 전략을 시행함에 있어서 명심해야 할 것이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승부를 생각지 않고 오직 죽을 각오로 검을 휘두를 뿐이다" 승부를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승부를 생각하고 패배를 예측하면 움츠러들고 검을 휘두를 수 없다...

[유튜브]성역을 만들지 말라

 예전에 비정상 회담에서 "혐오 표현도 표현의 자유인가" 라는 주제로 토론을 했습니다. 대다수의 패널들이 표현의 자유에도 제한이 있다고 한 반면에 제 기억으로 타일러 만이 유일하게 표현의 자유에 제한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타일러는 "표현의 자유는 케이크를 잘라 한 조각만 취하는 것처럼 부분만 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라고 이유를 댔습니다.

저도 타일러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 이유는 표현의 자유의 본뜻은 "비판에 대해 성역을 만들지 말라"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이 정해지는 순간 표현의 자유는 파괴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는 표현의 자유일까요?

중국에서 '표현의 자유 보장함. 단 공산당 비판 금지'

종교에서 '표현의 자유 보장함. 단 신과 종교는 비판 금지'


인간의 존엄성이나 자유, 평등과 같은 기본권, 인간의 생명, 명예와 같은 것들은 표현의 자유가 침범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고정관념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살인과 절도, 방화, 기물파손이 악이라는 것이 고정관념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지금껏 타파해왔던 수많은 고정관념들은 타파 되기 전까지만 해도 상식이었으며 심지어 많은 경우 인간에게 해로웠습니다. 고정관념은 타파 되기 전까지 사로잡혀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상식적인 가치조차도 성역이 되어서는 안되는 겁니다.

심지어는 비판과 비난을 나누면서 비판은 해도 되지만 비난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엄밀하지 않습니다.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는 기준은 고정관념이 아니라는 걸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 어떤 말을 했다면 그 말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건 다른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입니다. 누군가 살인을 옹호한다면 그것이 사회에 끼칠 해악이나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면서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말도 못 꺼내게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모든 생각은 공론의 장에서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비판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아무리 쓰레기같은 생각일지라도 말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규율들은 비판을 통과하여 받아들여진 것들입니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공론의 장이라는 비판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것을 막아선 안됩니다.


성역을 만들지 말라.

뉴스를 볼 때, 유튜브를 볼 때, 댓글을 읽을 때 혹시나 누군가 성역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감시해야합니다. 누군가 비판해선 안되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면 그 자야 말로 민주주의의 적이고 시민의 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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