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광기에 대해
광기에 대해 야마구치 타카유키 '무사도는 죽음에 미치는 것. 수십 명이 한 사람을 죽이기 어렵다.' 무사도란 죽음에 미치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 있는 한 사람을 죽이는데 수십 명이 덤벼도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라고 「엽은(葉隱)」에 적혀있다. '무사도를 분별할 수 있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검술은 이론이라 일상 대결에서 자기 기량보다 뛰어나면 패할 것이고, 못하면 이기며, 비슷하면 무승부가 되기 마련이다. 허나 검술을 배워 이와 같은 사려가 가능해진다는 것은, 무사도에 있어서는 한 수 뒤처진 것이라고 「엽은」은 경고하고 있다. 싸우기 전에 사고 속에서 손익계산을 하고, 결국 행동은 미수에 그치는 자는 무사가 아니라 비겁자다. 무사도에 있어서는 상대가 한 수 위든 다수이든 싸워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하는 것이 결국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제정신으로는 대업을 이룰 수 없다.' 죽음을 각오하고 매사에 임해야만 승부의 끝이 분명한 싸움을 예측불능의 영역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입은 자가 사자의 무리를 향해 가야할 때, 평범한 자가 재능 있는 자와 싸움을 결심할 때, 「엽은」의 이 한 구절이 눈부시게 빛나 보일 것이다. 죽으려고 미치는 것만이 생명의 마지막 기댈 곳이 된다. ※엽은(葉隱) : 18세기초, 야마모토 조초가 저술한 서적. ============================ 시구루이 2권 마지막에 실린 작화가 야마구치 타카유키의 글이다. 왜색이 물씬 풍기는 사무라이 만화에 실린 극단적인 내용의 글이라 우익 사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면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필생즉사'와 동일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명언은 언뜻 생사가 오가는 전장과 같은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