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수학은 발명된 것인가 아니면 발견된 것인가
채널 : 날것그대로의물리
수학이 발명된 것인지 발견된 것인지 탐구해보는척 하지만 사실 수학은 발견되는 것이라고 결론을 정해놓고 같은 말을 동어반복하는 영상이다. 수학적 실재론자, 즉 플라톤주의자다.
영상에서는 수학이 발견된 것이라는 것, 더 나아가서 우주의 본질이 수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증거로 수학자들이 재미로 만들어낸 허수가 후에 양자역학에서 쓰였다는 점, 상상으로 만들어낸 비유클리드기하학이 상대성이론에서 쓰였다는 점을 든다. 즉 대응하는 물리적 실체를 확인하기 전에 이미 수학적 구조가 나왔다는 점을 수학이 우주의 본질이며 발견되는 것이라는 논리의 근거로 삼는 것이다. 좀더 자세하게 얘기를 듣고 싶다면 날것그대로의물리 채널에 가서 25분짜리 영상을 보시기를 바란다.
나는 이러한 플라톤주의가 종교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플라톤주의에 젖어있으면서 이성을 표방하는 것을 위선적이라 생각한다.
그럼 나는 수학이 뭐라고 보느냐? 나는 인간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 수학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내가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 정황들과 그래서 인간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1. 영상에서 말하기를 3은 지금도 3이고 예전에도 3이고 인간이 있기 전에도 3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간이 발명하지 않은 원래부터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일단 3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살펴보자. 3은 1이 반복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3번 반복된 것이다. 동어반복인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써보자. 1+1+1 이것이 3이다. 수식으로 적는다면 1+1+1=3이 될 것이다. 좀더 원시적으로 써보자 1, 1, 1 이렇게 될 것이다. 여기서 한 차례의 통찰이 더 필요하다. 방금 나열한 3개의 1은 모두 같은 것이라는 거다. 첫번째 1과 두번째 1과 세번째 1이 같지 않다면 결코 3이 될 수 없다. 같은 것이 3번 반복되어야 그걸 3이라고 부른다. 그럼 같다는 것은 뭘까?
같다는 것이 뭔지 단정하기에 앞서서 우리가 뭔가를 같다고 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강원도 태백의 목장에서 자란 18개월짜리 암컷 젖소 금순이=소 1마리
경남 김해의 축사에서 자란 3년짜리 수컷 황소 깐돌이=소 1마리
충청도 어느 농가에서 쟁기를 끄는 18년짜리 황소 두칠이=소 1마리
그래서 소 1마리, 소 1마리, 소 1마리가 되어 총 소 3마리가 된다.
여기서 재밌는 점이 보인다. 금순이에게 속하는 다른 모든 정보는 무시되고 오직 소 1마리라는 정보만 남긴다는 것이다. 깐돌이 두칠이도 마찬가지다. 즉 우리가 무언가를 두고 1이라고 말 할 때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생략되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한다. 그렇게 같지 않은 것을 같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2. 수학을 패턴의 과학이라고 말한다. 패턴이란 무엇인가? 같은 것이 반복되는 것이 패턴이다. 수에서의 패턴은 위 1번과 같은 것이 예가 될 것이다. 기하학에서의 패턴은 타일과 같은 것이다. 같은 것이 반복되는 것이다. 같은 것이 반복된다는 것은 적은 정보로 많은 것을 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상장을 수여할때 같은 말이 반복되면 "이하동문"으로 퉁치는 것과 같다. 그게 패턴의 본질이고 패턴의 과학인 수학의 본질이다.
3. 수학=패턴=정보의 축약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논리이다. 그런데 정보가 축약된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우리 뇌에 굉장히 유리하다. 작은 양의 정보는 곧 작은 양의 에너지 소모란 말이다. 즉 우리 인간이 수학을 한다는 것은 무슨 신비로운 이유때문이 아니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진화적으로 당연히 가야할 길이라는 것이다.
4. 초기의 수학은 모두 물질세계의 실체와 대응된다. 자연수는 갯수와 대응되고 기하학은 물리적 공간에 대응된다. 실수, 영어로 real number는 물리적 실체와 연결되는 수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모든 실수는 수직선과 1:1대응이 된다. 수학은 물질세계에 근거를 두고 탄생했다는 것이다.
5. 그럼 영상에서 말하는 음수와 허수, 비유클리드기하학은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물리적 실체에 대응하지 않는 그것들은 무슨 의미일까? 영상에서는 마치 수학이 물리적이지 않은 실체를 갖고 있는 정황이라는 식으로 포장한다. 하지만 그 수가 탄생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실상은 단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음수를 보자 덧셈이 있듯 뺄셈이 있다. 3-1=2, 3-2=1 이다. 2와 1은 물리적 실체에 대응한다. 문제는 3-3=0?, 3-4=-1?이다. 0과 -1에 대응하는 물리적 실체가 있느냐 없느냐를 갖고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는 것이다. 이렇게만 보면 3-1=2, 3-2=1 과 3-3=0?, 3-4=-1?사이에는 뭔가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공통점은 등호의 우측이 아닌 좌측에 있다.3에서 무언가를 뺀다는 그 행동을 일관되게 지속시켜 나간 것이다. 만약에 3에서 1,2는 뺄 수 있지만 3,4는 뺄 수 없다고 하면 행동에 일관성이 없어진다. 음수는 등호의 우측을 물리적 실체에 대응시키는 것을 포기하고 3에서 무언가를 뺀다는 행위(즉, 연산규칙)의 일관성을 지킨 것이다.
허수도 마찬가지다. 어떤 숫자에 루트를 씌우는 행동 즉 연산규칙을 일관성있게 유지시키면서 연산의 결과물을 물리적 실체와 대응시키는 것을 포기하며 나온 것이 허수이다.
비유클리드기하학도 마찬가지다. 평행선 공리를 포기한다는 것은 사실 당시까지 평평하다고 알려졌던 물리적 공간에 기하학을 대응시키는 것을 포기한다는 의미였다. 대응을 포기하고 일관성을 취한 것이다.
음수도 허수도 비유클리드기하학도 그 진정한 의미는 그냥 수학자의 흥미나 재미가 아니라 일관성이라는 수학의 중요한 가치였다.
결론:
인간은 진화를 통해서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세계를 예측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었다.
그 방법은 다루는 정보의 양을 줄이는 것으로 패턴을 보는 법이다.
패턴을 보게 됨으로써 패턴의 과학, 수학이 탄생하게 되었다.
패턴이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가 무언가를 같다, 혹은 다르다고 할 때 그 같다, 다르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해지면 답할수 있게 되지 않을가 생각한다.
참고할만한 사실은 통계역학에서 미시적으로 엄연히 다른 두 상태를 정보의 부족만으로 거시적으로는 같다고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같다 혹은 다르다고 말하는 의미가 정보를 얼마나 축약시켰느냐와 동일한 의미가 아닐까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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